상속·증여·양도

부동산 매매 중 상속이 개시됐다면, 배우자 상속공제는?

2026.09.27 · 이원준 회계사 작성
부동산 매매 중 상속이 개시됐다면, 배우자 상속공제는?

최근 나온 조세심판원 결정례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상속등기를 생략하는 것이 절차상 가능하다고 해서 세법상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안입니다.


사건 개요

피상속인 A씨와 배우자 B씨는 부산 소재 토지·건물을 공동소유하고 있었습니다. 2021년 12월 이 부동산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받은 상태에서 잔금을 받기 전에 A씨가 사망했습니다.

상속인들은 A씨 지분에 대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마친 뒤, 부동산을 상속등기하지 않고 매수인에게 바로 소유권을 이전했습니다. 매매잔금은 협의한 상속비율대로 나눠 가졌습니다.

B씨는 이를 근거로 배우자 상속공제를 적용해 상속세를 신고했지만, 과세관청은 배우자 명의의 상속등기가 없었다는 이유로 공제를 부인하고 상속세를 추가 부과했습니다. B씨는 2026년 2월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조심2026부1734]


양측 주장

배우자 B씨

  • 사망 전에 이미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중도금까지 받았으므로, 상속재산의 실질은 부동산이 아니라 매수인에 대한 매매잔금채권이다
  • 중도금 지급으로 이행에 착수해 계약 해제가 어려운 상태였고, 분할협의서에도 잔금에 대한 상속비율을 명시했다
  • 채권은 등기 없이 이전되므로 상증세법상 "등기 등이 필요한 상속재산"이 아니다. 협의분할로 잔금채권을 실제 취득하고 잔금도 직접 수령했다
  • 부동산등기법상 매도인이 이행 중 사망하면 상속등기를 거치지 않고 매수인 앞으로 직접 이전등기가 가능하다. 적법한 절차를 따른 결과로 공제를 부인하는 것은 부당하다

과세관청

  • 중도금을 받았다고 해서 상속재산인 부동산의 성격이 채권으로 바뀌지 않는다. 대법원도 매도인이 대금 일부를 받고 사망한 경우 부동산 자체가 상속재산이라고 판시했다
  • 부동산등기법의 직접 이전등기 규정은 등기 절차상의 편의일 뿐, 배우자 상속공제의 등기 요건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 분할기한까지 상속등기가 없었다면 조세포탈 의도와 무관하게 공제 요건 미충족이다

심판원의 판단

조세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었습니다.

근거는 상증세법 제19조 제2항입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까지 상속재산을 분할해야 하되, 등기·등록·명의개서 등이 필요한 재산은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에 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심판원이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쟁점부동산이 피상속인과 배우자의 공동소유였던 점
  • 사망 후 배우자 명의의 상속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 상속인들이 매매잔금을 협의 비율대로 각각 분배받았을 뿐인 점
  • 소유권이전등기가 매수인에게 직접 이루어진 점

결론은 이렇습니다. 잔금을 나눠 받은 것만으로는 부동산이 배우자에게 분할됐다고 볼 수 없다. 상속등기를 생략한 직접 이전등기가 부동산등기법상 가능한 것은 맞지만,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으려면 그와 별개로 등기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리해 두실 법령 요건

배우자 상속공제는 상속세 절세 수단 중 금액이 가장 큰 항목입니다. 그만큼 요건도 형식적으로 엄격하게 운영됩니다.

항목내용
기본공제분할하지 않았거나 실제 상속액이 적어도 5억원은 공제
초과공제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한도로, ① 법정상속분 한도액과 ② 30억원 중 적은 금액까지
분할기한상속세 신고기한의 다음 날부터 9개월이 되는 날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
등기 요건등기·등록·명의개서가 필요한 재산은 해당 절차가 완료된 것에 한정
신고 의무분할기한까지 분할 사실을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함
예외소송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분할기한까지 그 사유를 신고하면 기한 연장 가능

5억원과 30억원의 차이는 상속세 최고세율 기준으로 세액 10억원 이상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이 사건에서 B씨가 잃은 것도 등기 한 건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실무 포인트

① 절차법상 가능한 것과 세법상 인정되는 것은 다릅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부동산등기법이 중간생략을 허용하는 이유는 등기 업무의 편의이지, 상속인이 그 재산을 취득하지 않았음을 전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법은 별도의 잣대로 "분할됐는가"를 확인하며, 그 확인 수단이 등기입니다. 두 법의 목적이 다르므로 한쪽의 허용을 다른 쪽의 면제로 읽으면 안 됩니다.

② 매매 진행 중 매도인이 사망하면, 상속재산은 여전히 부동산입니다

중도금까지 받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실질이 돈이지만 세법과 판례는 부동산으로 봅니다. 따라서 등기 요건이 따라붙습니다.

③ 번거로워도 상속등기를 먼저 하십시오

이 사건에서 취할 수 있었던 방법은 단순합니다. 협의분할 내용대로 배우자 명의 상속등기를 마친 뒤 매수인에게 이전등기하는 것입니다. 취득세와 등기 비용이 추가되지만, 공제 부인으로 잃는 세액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④ 상속개시 시점에 진행 중인 계약이 있다면 반드시 먼저 확인하십시오

매매계약, 교환, 수용, 재건축 청산금처럼 재산의 형태가 바뀌는 중에 상속이 개시되면 등기 요건 충족 방법이 복잡해집니다. 잔금일을 미루더라도 등기 순서를 정리하고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⑤ 분할기한은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 신고기한이고, 그 다음 날부터 9개월이 분할기한입니다. 상속인 간 협의가 늦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초기부터 일정을 역산해 관리하셔야 합니다.

상속세는 금액이 크고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배우자 상속공제는 "실제로 받았는가"가 아니라 "형식 요건을 갖췄는가"로 판정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상속이 개시됐고 진행 중인 부동산 거래가 있으시다면, 등기를 진행하기 전에 상담받으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