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법인 자사주 매입, 개정 상법 이후 달라진 세금 판단

"팔 목적으로 사면 양도세"는 이제 절반만 맞습니다
비상장법인이 대표나 주주의 지분을 회사 돈으로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은 가지급금 정리, 주주 정리, 이익잉여금 회수 수단으로 자주 쓰입니다. 그동안 실무에서는 "매각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의사록에 적고, 바로 소각하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로 끝난다"는 방식이 많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 3월 6일 공포·시행된 개정 상법은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취득일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정했습니다(상법 제341조의4). 상장사뿐 아니라 비상장법인도 적용 대상입니다. 자사주를 "들고 있다가 파는" 구조 자체가 예외가 됐다는 뜻입니다.
상법 요건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사주는 아무 때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취득가액 총액은 직전 결산기 순자산에서 자본금·준비금·미실현이익을 뺀 배당가능이익을 넘을 수 없습니다(상법 제341조 제1항). 사전에 주주총회 결의로 취득할 주식 수, 총액 한도, 1년 이내의 취득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비상장법인은 모든 주주에게 지분 비율대로 균등한 조건으로 매도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만 취득할 수 있습니다. 대표 한 사람의 지분만 골라서 사는 방식은 상법 위반으로, 대법원은 이런 자기주식 취득을 무효로 본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0다208058). 취득이 무효가 되면 세무상 판단 이전에 거래 자체가 흔들립니다.
개정 상법: 1년 안에 소각, 보유하려면 주총 승인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처분하려면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주주 균등 처분, 임직원 보상(주식매수선택권 등), 우리사주, 합병 등 법령상 활용, 그리고 정관에 특별결의로 규정한 경영상 목적입니다.
이 경우에도 이사회가 작성하고 이사 전원이 서명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야 하고, 매년 다시 승인받아야 합니다. 처분할 때도 원칙은 기존 주주에게 균등하게 처분하는 것이어서, 제3자에게 파는 것은 위 사유에 해당할 때만 가능합니다.
같은 거래인데 양도소득이냐 배당소득이냐
주주 입장에서 회사에 주식을 넘기는 거래는 두 가지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일반 매매로 보면 양도소득세, 소각을 위한 취득(자본 환급)으로 보면 의제배당으로 종합소득세가 과세됩니다(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
예를 들어 대표가 1억원에 취득한 주식을 회사에 10억원에 넘긴 경우, 차익 9억원에 대해 양도소득세는 지방소득세 포함 약 2.3억원입니다(대주주 세율 3억원 이하 20%, 초과분 25%). 의제배당으로 보면 다른 소득이 없다고 가정해도 약 3.1억원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다른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이 있으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판례는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취득 목적, 의사록 내용, 대금 결정 방법, 취득 후 처분 노력, 소각까지의 경과를 종합해 판단합니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6두49525 등). 개정 상법으로 1년 내 소각이 원칙이 된 이상, 소각으로 이어지는 자사주 매입은 의제배당으로 판단될 여지가 이전보다 커졌다고 보셔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과세관청의 정리된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비싸게 사주면 생기는 문제
대표나 그 가족처럼 특수관계인 주주로부터 시가보다 높게 사면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입니다(법인세법 제52조). 시가와 거래가의 차이가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 이상이면 적용됩니다.
시가 초과분은 법인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고, 받은 사람에게 소득처분됩니다. 임원·직원인 주주는 상여, 임직원이 아닌 주주는 배당으로 처분되어 종합소득세가 추가로 과세됩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시가는 어떻게 정해지나
비상장주식은 평가일 전후 6개월 이내 불특정 다수와의 거래사례가 있으면 그 가격이 시가입니다. 대부분은 이런 거래가 없어 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계산합니다.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하고(부동산 과다법인은 2:3), 사업 개시 3년 미만 법인은 순자산가치만으로 평가합니다.
법인세법은 주식에 대해서는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감정평가로 가격을 맞추는 방식은 비상장주식 거래에서는 쓸 수 없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미 자사주를 보유한 회사라면
개정 상법 시행 전에 취득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도 소각 의무 대상입니다. 시행일부터 최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며, 취득 경위에 따라 세부 기한이 다릅니다.
장부에 자기주식이 남아 있는 회사는 이 기간 안에 소각할지, 보유처분계획을 만들어 주총 승인을 받을지 결정해야 합니다. 소각을 선택하면 자본 감소로 처리되고, 비상장주식 평가 시 발행주식총수와 순자산가치 계산도 달라집니다.
우리 회사는 해당될까
- 자사주 매입 대금이 직전 결산기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인가
- 모든 주주에게 균등한 조건으로 매도 기회를 통지했는가
- 매도 주주가 대표나 그 가족 등 특수관계인인가
- 매입가격의 근거가 상증세법상 평가액이나 거래사례로 설명되는가
- 취득 후 1년 안에 소각할 계획인가, 보유한다면 법정 사유와 주총 승인이 있는가
- 이미 장부에 자기주식이 남아 있는가
실행 전에 정리해야 할 것
개정 상법은 자사주를 오래 보유하는 구조를 원칙적으로 막고, 소각을 기본값으로 바꿨습니다. 세무상으로는 같은 매입이라도 양도소득과 의제배당 중 어느 쪽으로 판단되느냐에 따라 주주의 세부담이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로 달라집니다.
자사주 매입을 검토 중이시라면 배당가능이익, 주식 평가액, 매도 주주의 다른 소득 규모, 소각 여부와 시점을 함께 놓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이미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계신 회사라면 유예기간 안에 처리 방향을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