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지분거래, 액면가 양도가 위험한 이유

"고맙다는 뜻으로 넘긴 주식이었습니다"
실제로 자주 받는 상담입니다.
"프리A 라운드를 주당 30만 원에 마무리했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함께한 개발팀 직원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액면가 1,000원에 2,000주를 넘겼는데, 이듬해 그 직원 앞으로 증여세 고지서가 날아왔습니다."
공짜로 준 것도 아니고 대가를 받고 판 거래인데 왜 증여세가 나올까요.
30만 원짜리를 1,000원에 산 직원은 그 차액만큼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그 이익에 증여세를 매기는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저가양수에 따른 이익의 증여입니다.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양수해 이익을 본 사람에게, 대가와 시가의 차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보아 과세하는 규정입니다. 대가를 주고받은 정상적인 매매거래라도 가격이 시가와 크게 벌어지면 그 차액은 증여로 봅니다.
1. 두 가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 특수관계인인가, 시가는 얼마인가
① 대표이사와 직원은 특수관계인인가
단순히 같은 법인의 주주 관계이거나 주주와 임직원 관계라는 사실만으로는 특수관계인이 아닙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주주 1인과 그 특수관계인이 30% 이상 출자하여 지배하는 법인의 사용인은 해당 주주와 특수관계인에 해당합니다.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대표이사가 자기 회사 직원에게 주식을 넘기는 거래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라는 뜻이고, 창업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합니다.
본인 지분이 30% 미만이어도 배우자·자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해 판단하므로, "나는 27%뿐인데"라고 안심하기 전에 합산 지분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특수관계인이 아니라면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만 과세되고, 차감액도 3억 원으로 더 크게 잡힙니다.
② 세법상 시가는 얼마인가
"주당 30만 원에 투자를 받았으니 시가는 30만 원 아닌가요?" —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세법은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을 원칙적으로 시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발행가액에는 미래 성장가능성, 자금조달 필요성, 경영권 참여 조건, 사후 배당 부담 등이 반영되어 주관적으로 결정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 다만 투자유치 과정에서 신주 발행과 동일한 가액으로 구주 매각이 함께 이루어졌다면, 그 가격이 세법상 시가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이 그 가격에 사고팔린 매매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매매사례가액으로 인정되려면 평가기간(평가기준일 전 6개월~후 3개월) 내의 거래여야 하고,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거래여야 하며, 거래된 주식의 액면가액 합계액이 [발행주식총액의 1%]와 [3억 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이어야 합니다.
▶ 시가로 인정되는 매매사례가액이 없다면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갑니다.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한 금액과 순자산가치의 80% 중 큰 금액입니다. 아직 이익이 나지 않는 초기 스타트업은 이 평가액이 오히려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유치 가격이 30만 원이어도 세법상 평가액은 2만 원일 수 있습니다.
즉 무작정 겁먹을 일도, 무작정 액면가로 넘길 일도 아닙니다. 우리 회사의 세법상 시가가 얼마인지 계산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2. 증여세는 얼마나 나오나
구주 매각이 병행되어 주당 30만 원이 세법상 시가로 인정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 시가 300,000원 × 2,000주 = 6억 원
- 대가 1,000원 × 2,000주 = 200만 원
- 차액 = 5억 9,800만 원
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차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 원 이상이면 과세 대상입니다. 여기서는 기준금액 1억 8,000만 원(6억 × 30%)을 넘으므로 과세됩니다.
증여재산가액은 차액에서 시가의 30%와 3억 원 중 적은 금액을 차감해 계산합니다.
| 항목 | 금액 |
|---|---|
| 차액(시가6억 - 대가 200만) | 598,000,000원 |
| 차감액 MIN[6억×30%=1.8억, 3억] | △180,000,000원 |
| 과세표준 (직원은 증여재산공제 없음) | 418,000,000원 |
| 산출세액 (20%, 누진공제 1,000만원) | 73,600,000원 |
| 신고세액공제 3% | △2,208,000원 |
| 납부할 증여세 | 약 71,392,000원 |
주식을 200만 원에 산 직원이 증여세로 7,100만 원을 내야 합니다. 상장이나 매각 전이라 현금화도 불가능한 주식인데 말입니다. 고마움의 표시가 직원에게 부담으로 돌아오는 셈입니다.
3. 증여세 내고 나중에 양도세도 또 내나요
이중과세는 아닙니다.
증여재산가액 4억 1,800만 원은 훗날 그 직원이 주식을 양도할 때 필요경비로 공제됩니다. 취득가액에 가산되는 구조입니다.
▶ 직원의 세법상 취득가액 = 200만 원 + 4억 1,800만 원 = 4억 2,000만 원
나중에 9억 원에 판다면 양도차익은 4억 8,000만 원입니다.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면 8억 9,800만 원이었을 테니 그만큼 양도소득세가 줄어듭니다.
다만 순서가 문제입니다. 세금은 지금 현금으로 내야 하고 혜택은 몇 년 뒤에 돌아옵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유동성 부담이 생깁니다.
4. 놓치기 쉬운 두 가지
① 주식을 넘긴 대표님에게도 세금이 나옵니다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자산을 양도하면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소득세법 제101조)이 적용됩니다. 차액이 시가의 5% 또는 3억 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이면 대상이므로, 증여세 기준(30%)보다 훨씬 촘촘합니다.
이 경우 실제로 200만 원을 받았더라도 6억 원에 판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계산합니다. 양도차익 약 5억 9,800만 원에 중소기업 비상장 대주주 세율 20%(과세표준 3억 원 초과분 25%)를 적용하면, 지방소득세 포함 1억 4,000만 원 안팎이 대표님 앞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납세의무자가 다르므로 이중과세는 아니지만, 거래 하나로 양쪽 모두에게 세금이 붙습니다.
② 근로의 대가라면 증여세가 아니라 근로소득세입니다
저가 양도가 그동안의 근로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인정되면 증여가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특히 법인이 자기주식을 임직원에게 저가로 넘기거나 성과 보상 명목이 명확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4대보험까지 문제가 되고, 근로소득 최고세율은 지방소득세 포함 49.5%입니다.
거래의 형식보다 실질이 무엇이었는지가 중요합니다.
5.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직원에게 지분을 나누는 것 자체는 좋은 결정입니다. 방법을 바꾸면 됩니다.
▶ 스톡옵션을 먼저 검토하세요. 벤처기업 임직원이 2027년 12월 31일 이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행사이익 중 연간 2억 원(벤처기업별 누적 5억 원)까지 소득세가 비과세됩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6조의2). 초과분도 5년 분할납부가 가능합니다.
▶ 거래 전에 세법상 시가부터 산정하세요. 보충적 평가액이 생각보다 낮다면 문제없이 낮은 가격에 넘길 수 있습니다. 거래 후에 계산하면 늦습니다.
▶ 타이밍을 관리하세요. 구주 매각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 전후 9개월 구간의 지분거래는 모두 그 가격의 영향을 받습니다. 투자유치 직전·직후가 가장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