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양도

전세 낀 아파트 부담부증여, 다주택자는 절세 효과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2026.10.11 · 최인규 회계사 작성
전세 낀 아파트 부담부증여, 다주택자는 절세 효과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전세보증금이나 담보대출이 남아 있는 아파트를 자녀에게 넘겨줄 때 가장 먼저 검토되는 방법이 부담부증여입니다. 채무만큼 증여세 과세가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세 낀 채로 증여하면 세금이 절반"이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 5월 9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에게는 이 공식이 더 이상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부담부증여의 채무 부분은 세법상 "양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담부증여의 과세 구조와 계산 방법, 그리고 중과가 적용될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부담부증여, 세금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부담부증여란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를 수증자(자녀)가 함께 인수하는 조건으로 하는 증여를 말합니다. 세법은 이 거래를 두 부분으로 쪼개서 봅니다.

  • 채무를 뺀 나머지 부분은 자녀가 증여세를 냅니다. 증여세 과세가액은 증여재산가액에서 그 재산에 담보된 채무로서 수증자가 인수한 금액을 뺀 금액이기 때문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 제1항).
  • 자녀가 인수한 채무 부분은 부모가 자산을 유상으로 넘긴 것으로 보아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됩니다(소득세법 제88조 제1호 후단).

즉, 부담부증여는 증여세를 줄이는 대신 그만큼을 양도소득세로 옮기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절세 여부는 결국 "부모 쪽 양도소득세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때 양도로 보는 부분의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은 전체 금액에 "채무액 ÷ 증여가액" 비율을 곱해 계산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59조 제1항). 양도가액을 기준시가로 평가했다면 취득가액도 기준시가로 맞춰야 한다는 점도 같은 조문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계산 예시: 시가 10억원 아파트, 전세보증금 4억원

다음과 같이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모님이 10년 전 5억원에 취득한 아파트(시가 10억원, 전세보증금 4억원)를 성인 자녀에게 증여하고, 자녀가 전세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합니다. 자녀는 최근 10년간 부모님께 증여받은 적이 없고, 부모님 세대는 2주택이지만 해당 주택은 중과 대상이 아니라고 보겠습니다. 취득부대비용 등 필요경비는 단순화를 위해 생략했습니다.

구분일반 증여부담부증여
증여세 과세가액10억원6억원(10억원 - 4억원)
증여재산공제5,000만원5,000만원
증여세(신고세액공제 3% 반영)2억 1,825만원1억 185만원
부모 양도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없음4,390만원
세금 합계2억 1,825만원1억 4,575만원

양도소득세는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양도가액 4억원(10억원 × 4/10), 취득가액 2억원(5억원 × 4/10)으로 양도차익은 2억원입니다. 10년 보유 장기보유특별공제 20%(4,000만원)와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1억 5,750만원이고, 기본세율(38% 구간)을 적용한 산출세액은 3,991만원입니다(소득세법 제95조 제2항 표1, 제103조, 제55조 제1항).

증여세는 과세표준 5억 5,000만원에 30% 세율 구간을 적용해 1억 500만원, 신고세액공제 3%를 반영하면 1억 185만원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제56조, 제26조, 제69조 제2항).

이 가정에서는 부담부증여 쪽이 약 7,250만원 적습니다. 다만 자녀는 그만큼 전세보증금 4억원을 나중에 직접 돌려줘야 하는 부담을 지므로, 단순히 세금만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2026년 5월 10일 이후, 다주택자에게는 계산이 달라집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2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2026년 5월 9일에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1세대 2주택 이상인 상태에서 양도하면 기본세율에 20%p(3주택 이상은 30%p)를 더한 세율이 적용되고(소득세법 제104조 제7항),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습니다(소득세법 제95조 제2항).

부담부증여의 채무 부분도 세법상 양도이므로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위 예시의 아파트가 조정대상지역에 있고 2주택 중과 대상이라고 가정하면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중과 미적용2주택 중과 적용
장기보유특별공제4,000만원배제
양도소득 과세표준1억 5,750만원1억 9,750만원
적용 세율기본세율기본세율 + 20%p
양도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4,390만원1억 407만원
부담부증여 세금 합계1억 4,575만원2억 592만원

중과가 적용되면 부담부증여의 세금 합계(2억 592만원)가 일반 증여(2억 1,825만원)와 거의 같아집니다. 자녀가 4억원의 채무를 떠안는 것까지 고려하면 부담부증여의 실익이 사실상 사라지는 구간이 생기는 것입니다.

반대로 부모님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춘 경우라면 채무 부분 양도차익에도 비과세가 적용될 수 있어(고가주택 기준 12억원 초과분은 과세), 부담부증여의 효과가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부담부증여라도 부모님 세대의 주택 수와 주택 소재지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가 됩니다.


가족 간 채무 인수, 입증 책임은 자녀에게 있습니다

배우자 간 또는 직계존비속 간 부담부증여에서는 수증자가 채무를 인수했더라도 그 채무가 수증자에게 인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 제3항 본문). 다만 금융기관 채무처럼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채무는 예외입니다(같은 항 단서).

전세보증금의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과 확정일자, 보증금 수령 내역 등으로 채무가 실재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증여 직전에 가족이나 지인과 전세계약을 새로 맺거나 보증금을 시세보다 높게 정한 경우에는 채무 자체가 부인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수한 채무를 이후 부모님이 대신 갚아주면, 그 상환액은 다시 자녀에 대한 증여가 됩니다. 국세청도 부담부증여로 인수된 채무를 사후관리하고 있으므로, 자녀가 본인 소득으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실무 포인트

① 부모님 세대의 주택 수와 조정대상지역 여부부터 확인하세요. 중과 대상이면 부담부증여의 절세 효과가 크게 줄어듭니다. 일반 증여, 부담부증여, 매매를 같은 조건으로 놓고 세금 합계를 비교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② 신고기한이 서로 다릅니다. 자녀의 증여세는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8조 제1항), 부모의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도 부담부증여의 경우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소득세법 제105조 제1항 제3호). 두 신고를 함께 챙기지 않으면 한쪽에서 가산세가 붙을 수 있습니다.

③ 채무 상환 계획까지 설계하세요. 자녀가 인수한 채무를 누가, 어떤 돈으로 갚는지가 사후관리의 핵심입니다. 상환 재원이 부족하다면 부담부증여 비율(인수 채무 규모)을 조정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취득세 역시 채무 부분과 증여 부분이 나뉘어 계산되므로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부담부증여는 "항상 유리한 방법"이 아니라 부모님의 양도소득세와 자녀의 증여세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하는 선택지입니다. 특히 다주택자 중과 유예가 종료된 지금은 증여 전에 시뮬레이션이 꼭 필요합니다. 모두세무회계그룹은 보유 주택 현황과 가족 상황을 기준으로 증여 방식별 세금을 비교해 드리고 있으니, 증여를 고민 중이시라면 편하게 상담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