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채가 상속세로 사라지는 이유 : 비상장주식과 상속세

상속 상담을 하다 보면 유족들이 가장 당황하시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평생 일군 회사가 있는데, 왜 정작 저희 손에 남는 재산은 별로 없나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입니다.
이 질문의 배경에는 대부분 '비상장주식'이 있습니다.
사례: 서울 아파트 한 채와 비상장주식이 전부였던 대표님
B대표님은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계셨고, 평생을 일궈온 회사의 지분 전부를 갖고 계셨습니다. 겉으로 보면 자산이 꽤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그 아파트가 사실상 전부였습니다. 회사 지분은 비상장주식이라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성격의 자산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B대표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면서, 상속인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비상장주식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없기 때문에, 세법에서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가치가 산정됩니다.
이 평가방법은 회사의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실제로 그 지분을 팔려고 해도 사줄 사람이 없는 것과는 무관하게, 세법상으로는 상당히 높은 금액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B대표님의 상속재산가액은 아파트 시세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잡히게 되었고, 그에 따른 상속세 부담도 함께 커졌습니다.
상속인들이 마주한 현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상속세는 현금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상속받은 재산 중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아파트뿐이었습니다.
비상장주식은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설령 구한다 해도 세법상 평가액만큼 값을 쳐주는 매수자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상속인들은 유일한 환금성 자산인 아파트를 처분해 상속세를 납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손에 남은 것은 살고 있던 집도 아니고, 팔리지도 않는 비상장주식뿐이었습니다.
아버지가 평생 일군 회사의 지분을 물려받았지만, 정작 그 지분은 상속인들에게 현금 한 푼 만들어주지 못하는 자산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이 사례가 특별한 경우가 아닙니다.
비상장 법인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 대부분이 비슷한 구조를 갖고 계십니다.
회사 지분이 전체 상속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그런데 그 지분은 세법상 평가액과 실제 환금 가능 여부가 전혀 별개다.
정작 상속세 납부 재원이 되어줄 환금성 있는 자산은 부동산 한두 채 정도뿐이다.
이런 구조에서 사전에 아무런 준비 없이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들은 세법상 평가된 높은 가치의 자산은 물려받으면서도, 정작 그 세금을 낼 현금은 없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대표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회사를 일구신 대표님 입장에서는 "내 회사가 곧 내 재산"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 재산이 상속인들에게 실제로 어떤 형태로 넘어가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비상장주식은 상속재산에 그대로 포함되며, 세법상 평가액이 실제 거래 가능 가치보다 훨씬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상속세는 현금으로 납부해야 하는데, 비상장주식은 그 자체로 납부 재원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준비 없이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들은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해 세금을 내고, 정작 환금성 없는 지분만 떠안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상속이 실제로 개시된 이후에는 손쓸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반대로 미리 회사의 지분 구조와 예상 평가액, 상속인들의 납부 재원을 점검해 두신다면 훨씬 여유 있게 대비하실 수 있습니다.
혹시 본인 소유 비상장주식의 상속세법상 평가액이 어느 정도 될지, 그리고 상속인들이 실제로 낼 수 있는 재원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신 대표님이 계시다면, 한 번쯤 점검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